지난 올레길 15박 16일의 일정중 3일차였다. 제주 우도 올레길 여행 도중에 만난 범선집밥. 제주 올레길 여행중의 맛집 탑으로 꼽을 정도로 기억에 남는다. 그래서, 제주 올레길 여행 사진이 아까워, 늦게라도 정리하는 가운데 첫번째로 포스팅하는 곳은 '범선집밥'이 되었다. 우리가 꼽은 우도 올레길 투어에서 만난 찐 맛집이다. 동행은 '인생 최고의 깍두기'를 만난곳이라고 했고, 난 아침부터 배터지게 행복했던 걸로 기억하는 곳이다.
서울의 백반, 제주의 정식
제주에서 신기했던 것중에 하나가 서울의 식당에서는 '백반'이라는 밥, 국, 반찬의 한상 차림이 제주에서는 '정식'이라고 통칭되는 거였는데, 사진을 정리하다보니 범선집밥에는 '백반'이라고 되어있었다. 이제 발견했다. (사장님 내외가 서울분이신가? 하는 합리적 의심이 싹트는 지점이다)
새벽같이 우도로 들어가는 배를 타고 2시간을 걷고, 중간 올레길 스템프를 찍었다. 원래는 우도에서는 올레길 스템프 찍는 곳 맞은 편의 브런치 맛집을 찜 해두었기 때문에 그곳으로 달려갈 계획이었으나, '범선집밥'의 뭔가 심상찮은 외관에 끌렸다. 또, 범선집밥이라는 신기한 식당이름에 이끌려 들어왔다. 결론적으로 참 잘했다. 2인 이상 주문되는 아침 백반을 시켰더니 상위에 순두부와 밑반찬이 놓인다. 너무 오랜만에 보는 깔끔하고 정갈해서 반찬들이 면면히 맘에 들어서 가격이 적당하다 생각했는데, 이게 다가 아니었다. 따뜻한잡곡밥과 육계장이 더해졌다. 감동도 더해졌다.
우도에서 찾은 감동의 아침상
그 후에 불향 가득한 고등어구이까지 나와서, 감동의 눈물을 아침부터 흘릴 뻔했다. 제주와서 제대로 먹은 첫끼다, 하면서하면서 맛있게도 먹었다. 드디어 맛본 제주도 고사리도 며칠 굶주렸던 나물반찬도, 신기하게 달고단 무맛이 느껴지는 깍두기도 기억에 남는다. 제주 올레길 여행중의 맛집을 꼽으라면 아직도 범선집밥이 생각난다.그런데, 제주도에 다시가서 우도에 또 다시가서 범선집밥에 꼭 다시 가봐야지 하는 데는 음식말고도 다른 이유가 있다.
음식보다 사장님
식당의 이름이 범선집밥이래서 상이 차려지기전에 기웃기웃해봤더니, 한쪽에 남자 사장님의 작업실이 있더라. 벽에 사장님이 직접 만든 범선모형관련한 기사들이 가득한데, 그러고 보니 십수년전에 뭔 달인인가 세상에 이런일인가 그런 데서 뵌것도 같다. 범선모형과 수제기타들이 가득해서 구경하는 재미가 있고, 사장님에 대해 궁금증이 폭발했는데, 더 기억에 남는 건. 범선집밥의 남자 사장님이다.
정말 말이 없고, 웃음기가 너무 없어서 기억에 날 듯한데 특이한 것이 주방에서 여자 사장님이 부르셔서 뭔가를 부탁하시면 다른 사람이 된양 부드럽게 응대하시더라. 밥먹다가 웃음터질뻔했다.
이제와서 다시 사진을 찾아보니 바다도 보이는 뷰 맛집의 식당이었다. 다음에는 조카들 데리고 가서 범선 구경 실컷하고, 남자사장님 목소리 꼭듣고, 여자사장님께 나물반찬요리의 비법을 좀 배워오고 싶다. 이날 아침을 너무 양껏먹어서 우도 등대올라가기전에 화장실까지 정말 쾌속 질주했다.
강력추천하는 올레길 식당
올레길 투어 중에 우도올레길 계획있으신분들께 강력추천하는 내돈 내산의 식당이라 다른 음식도 다 먹오보고 싶은 나는 다음에는 성게미역국을 꼭 시켜야지하는 생각을 한다. 범선집밥은 우도 올레길 중간(하고수동 해수욕장 지나서 위치함) 스템프찍는 곳 바로옆이이다. 가는 중간 다른 식당, 브런치 맛집들의 유혹을 꾹참고 가서 맛있는 식사하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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