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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원의 낭만컬쳐

시와 모험과 풍경이 있는 수락산의 초보 등산 코스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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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4대 풍경명산이라는 수락산은 물과 바위의 산이며 동시에 서울시내 풍경으로 이름난 명산이라길래 미세먼지 없는 날을 잡아서 다녀왔습니다. 지하철 수락산역 3번 출구에서 내려서 '모험과 시'가 있다는 초보자용 등산 코스 4번 코스를 선택했습니다. 등산초보인 남편과 등산고수인 친정엄마와 함께하는 첫 등산이라서 더 재미있었던 날입니다. 벚꽃이 흩날리는 와중에 새소리 물소리가 함께하는 순간을 처음 경험할 수 있어서 더 좋았습니다.

시가 있는 풍경 명산

높이 638M의 수락산은 북한산, 도봉산, 관악산과 함께 서울의 4대 명산으로 꼽힙니다. 4대 풍경 명산이라고 되어있기도 하고, 수락산은 수락산역 한신아파트 사시는 분들의 동네뒷산이라길래 편안한 마음으로 시작한 등산이었습니다. 낭만적이게도 수락산 초입에서 작고하신 천상병 시인의 시 몇 편을 접할 수 있었습니다.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는 시집을 읽고 안국역 카페, 귀천에서 시인의 부인을 멀리서 뵀던 너무 옛날도 떠오릅니다. 수락산에 가면 시를 볼 수 있다더니 수락산 자락이 가난한 달동네였던 그 옛날에 수락산 계곡에서 시를 쓰고 목욕도 하고 산책도 했던 천상병 시인의 흔적이 있는 곳이네요.  풍경이 아름다울 수밖에 없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등산을 시작했습니다. 

등산 초보를 위한 4번 코스

4번코스는 수락산역 3번 출구에서 도보 10분 거리에서 시작하고 입구에서 3분도 안돼서 계곡코스와 능선코스로 나뉩니다. 4버코스를 시작한 지 얼마 안 되어 두 갈래길이 나옵니다. 계곡코스와 능선코스인데, 계곡의 물소리가 너무 쾌청했지만, 꽃구경을 하면서 능선코스의 유명한 '모험'을 즐기기 위해서 우리는 '능선코스'로 향했습니다. 초보자도 가능한 쉬운 코스라길래 등산고수인 엄마가 재미없어하실 실 줄 알았는데, 가는 길이 꽃길이고, 돌길이고, 오르락내리락 변화무쌍해서 여태 다녔던 다른 산보다 훨씬 아기자기하고 재미있었습니다. 아마 온통 노란색, 온통 분홍색, 온통 초록색으로 무성한 풍광 때문인 듯합니다. 도봉산과 관악산과 청계산은 수락산에 비하면 나무가 아예 없는 바위산에 가깝네요. 풍광으로 유명한 수락산에 꽃피는 시기에 다녀와서 요런 호사를 누린 것 같기도 합니다.

모험 있는 수락산 능선코스

수락산 4번 코스 중에서 능선코스로 가면 초보 등산 러들로 모험을 즐길 수 있다는 인터넷의 글들이 뭔 뜻인지 제대로 알고 왔습니다. 1시간쯤 올라가면 가파른 바위를 쇠줄에 의지해서 올라가고 내려가야 하는 데 그 스릴이 자이로드롭 못지않습니다. 사람들이 저렇게 아무렇지 않게 바위에 올라 사진 찍는 곳마다 아찔함이 여태 봐왔던 것들과는 너무 달랐습니다. 재미도 있는데 너무 무섭기도 했습니다. 올라갈 때 쇠줄하나에 바위를 디디며 배를 바닥에 깔고 올라가는 느낌이 거의 암벽등반가가 된 기분을 느낄 수 있습니다. '내가 이래서 등산을 40년 넘도록 시도하지 않았었구나' 하는 생각이 번뜩하고 스쳐 지나갔습니다. 엄마가 브이자를 보이며 사진 포즈 잡고 계신 곳을 저는 쇠줄 잡고 벌벌 떨면서 거의 눕다시 키 해서 올라갔어요. 떨어지면 큰일 나는 저런 곳에서 왜 저런 포즈로 사진을 찍으라는 건지,  저처럼 놀이기구 못 타시는 초보 등산러분들은 수락산 각오하고 오시길 바랍니다. 재미있으되 무섭습니다. 그래서, 다음번에 수락산 갈 때는 아마도 계곡길로 가게 될 겁니다. 덜 무섭겠지요.  계곡의 물소리 너무 좋았고 높이 오를수록 풍경이 놀라웠던 수락산에서 시도 느끼고 꽃길 실컷 걷고, 모험도 즐겼네요. 왕복 3시간 30분이면 정상에 갈 수 있습니다. 내려와서 막걸리도 실컷 마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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